8.28 us

비행기가 오헤어 공항으로 서서히 내려가는데 보이는 밭, 농장, 교외주택단지 모습에 부왘 신대륙을 느꼈다. 그게 신기해서 창에 코를 쳐박고 봤다. 밭이 멀리서 보는데도 나의 개념 속의 밭크기를 넘어서고 도로는 전부 직선이었고 교외주택단지들은 조감으로 보니 지네같이 징그러웠다. 조감도가 매우 흥미로워서 촌년인 나는 얼빠지게 봤음


2시간도 넘은 헬게이트 입국심사를 마치고 비행기를 갈아타서 애틀랜타 공항에 도착하여 짐을 찾는데 카트가 4달러나 쳐먹는다는걸 모르고 안빠지는걸 끌어당기면서 병신같이 낑낑대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쳐다보지도 않아서 나는 병신짓을 더 하고 있었는데 힙합반바지에 운동화에 흰양말을 추켜신은 하얀 이가 빛나는 미군아저씨가 헤이 미쓰 라고 부르면서 돈내야된다고 가르쳐줌... 와이파이도 유료여서 나는 매우매우매우 무료했다.

친구를 기다리다가 배고파서 탈진하기 직전에 겨우 기어가서 공항에서 싸우던퀴진이라고 자신있게 내건 카페테리아에 갔더니 주문받는 흑언니가 Hey y'all 이라고 인사해서 짱 신기했다 오오 남부... 프라이드치킨+그린빈즈+맥앤치즈+콘브레드를 주문해서 먹는데 기름이 씨발 태어나서 먹는것중에서 제일 많고 맛은 존나 밋밋해서 이딴걸 열심히 쳐먹는 미국인들이 불쌍했다...
먹다 버림

친구를 드디어 만나서 음식에 대해 불평했더니 첫날부터 그러면 어떻게 적응하냐고 코웃음치며 비웃음
큰 도시에 온게 오랜만인 친구는 나를 한인식당으로 끌고감
유럽에서도 한국음식이 냉면빼고 안그리웠던 나조차 순두부찌개를 퍼먹으며 계속 칼칼한 음식을 찾음. 기름으로 속이 부대껴서 괴로웠다.

애틀랜타는 여의도스러운데 더 컸다 들어가진 않았고 도로에서 봄
공항에서 나온지 삼십분도 안되어서 보닛 너머로 미국 체감


여기에서 나는 소실점이 무엇인가 몸으로 체득함.


차에 속도를 맞춰놓고 엑셀레이터를 안밟아도 되는 크루저기능이 있다는 것도 처음알았다.

6시간을 달려도 목적지에 못도착해서 밤 열시가 넘어가는 시각에 화장실이 급해졌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몹시 시골마을의 개스스테이션에 갔는데 닫혀있었다. 그래서 나는 뱀이 나올것만같은 건물뒤 우거진 수풀에서 공포에 떨며 일을 해결. 아무도 없어서 무서웠지만 하늘에 별이 그렇게 많은건 처음봤다.

친구가 운전하면서 미국!!!!!!!!!!!!!!!!! 느낌이 뇌를 후려치는 노래들을 내내 틀어줬다
서울깍쟁이던 친구는 몇년간의 서배너 생활로 잉여롭고 거칠고 가난하고도 풍요로운 남부느낌이 온몸에 배어버려있었다
레드넥 플랜테이션 노예시장 식민지 농장주 등등이 피부로 습기와 함께 스며드는 기분...




여섯시간여를 달리고 나서야 밤 열두시 가까이에 서배너에 도착해서 떡실신직전임에도 불구하고 족발을 쳐먹다가 씻고 잠.